우연히 아들 녀석이 틀어놓아 보게 된 “블랙페앙”이라는 일본 의학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천재적인 수술실력으로 부러움과 시기를 한 몸에 받는 젊은 외과 전문의가 로봇수술이라는 신기술 도입 관련 비리와 맞서 싸우는 내용을 그린 것인데, “실력 없는 의사는 죽는게 나아.” 같은 독설로 수술실의 악마라고 불리는 인물이 주인공 이지요. 주인공은 출세나 승진 같은 것은 전혀 관심이 없이 환자를 살리는 일이라면 주저 없이 뛰어들어 문제를 해결해 내고, 첨단 신기술 도입을 하는데 있어서도 트레이드마크 같았던 오만함은 간데없이 겸허하게 전통적인 수술방법에 대해서도 편견을 갖지 않습니다. 첨단 신기술이나 장비 도입에 늘 관심이 높은 저로서는 저도 모르게 빠져들어 보게 되었는데, 어느 순간 ‘아, 나도 심장 수술 받게 되면 저런 의사에게 받고 싶다.’라는 생각을 떠 올리고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저를 믿어주시고 저에게 안과수술을 받으신 여러 전문의 분들이 계십니다. 재미있는 것은 환자분들이나 보호자분 들은 보통 “특별히 신경 좀 많이 써주세요.”라고 부탁하시는 반면, 의사선생님들은 수술 받으실 때 “조원장님 하시던 대로만 해주세요.” 라고 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수술하는 저에게 있어서는 수술대에 누워계신 환자가 어떤 분인지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수술을 집도하는 동안 저는 이 우주에서 저에게 가장 중요한 분은 바로 제 앞에 수술대에 누워계신 분이라는 생각만 가지고 수술에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희 예본안과 수술실 천장은 우주에 별들이 떠 있는 것 같은 모양으로 인테리어 되어 있습니다. 완벽한 진료와 수술을 위해 환자를 향한 관심과 집중의 끈을 한 순간도 놓지 않으며, 첨단 최신 장비 도입과 수술법 연구에도 누구보다 앞서나가는 전문의가 될 것을 약속 드립니다.